KEF 글로벌 CEO와의 대화, 순전한 음향의 마법 그레이스 로

하이파이 스피커는 ‘금단의 취미’라는 농담이 있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고, 지출 금액이 크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강하고, 솔직한 후기가 난무하는 이 파란만장한 강호에서 유독 전문가 그룹의 끊임없는 호응을 끌어내는 브랜드가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하이파이 스피커 브랜드 KEF다. KEF의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글로벌 CEO 그레이스 로(Grace Lo)와 대화를 나눴다.

그레이스 로

이 인터뷰에서 KEF의 사장 겸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인 그레이스 로는, 훌륭한 사운드의 마법을 공유하려는 브랜드의 열정이 어떻게 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열정적인 사운드 감정가 커뮤니티로 변모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인터뷰 Q&A

당신은 영국의 하이파이 스피커 브랜드 KEF를 이끌고 있어요. 요 몇 년간 내놓은 와이어리스 올인원 스피커는 국제적으로 굉장한 호평을 받더군요.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인정받는 비결이 있을까요?

KEF의 구성원은 소리의 마법을 세상과 공유하는데 진심인 ‘덕후’들이에요. (웃음) BBC의 엔지니어였던 레이먼드 쿡(Raymond Cooke)이 1961년 브랜드를 창립한 이래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양한 혁신을 통해 이 마법을 전달하려고 노력해왔죠. 아실는지 모르지만, 저희는 컴퓨터를 사용해 스피커를 디자인 한 최초의 브랜드랍니다. 1989년에는 ‘유니큐(Uni-Q)’라는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고주파-중주파-저 주파가 발생하는 위치를 단일 포인트로 통합하는 독보적인 기술이에요. 연못에 돌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생각하면 쉬워요. 세 개의 돌을 떨어뜨리면 파형들이 서로 부딪히겠죠? 그런데 돌이 하나라면 파형은 완벽해져요. 이게 바로 유니큐의 기본 아이디어예요. 개량을 거듭해서 현재 12세대까지 진화했죠. 시장의 동향을 주시하는 일도 무척이나 중요해요. 와이어리스 기술, 스트리밍 서비스의 진화, 유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청취자에게 필요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민첩하게 잡아냅니다. 이런 노력이 쌓여 독보적인 경쟁력이 생긴다고 믿어요.

하이파이 스피커는 음향적으로 완벽한 소리를 궁극적인 목표로 두곤 하는데요. KEF는 어떤가요?

저희는 청취자의 영감을 자극하는 스피커를 지향해요. 몰입도 높은 사운드는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경험, 즉 마법 같은 소리를 안겨주니까요. 라이브 공연을 비롯해 영화를 보거나, 심지어 RPG 게임을 할 때도 해당하는 사항이에요. 이를 위해 음향 성능은 아주 중요하죠. 동시에 스피커가 집이라는 생활 공간을 차지하는 삶의 일부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해요. 멋진 삶을 함께하려면 디자인 측면에서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이 필요하죠. 더불어 훌륭한 사용자 경험도요. 스피커를 언박싱하고, 기능을 설정하고, 실제 사용하기까지 걸리는 전체 여정을 꼼꼼히 고려해야만 해요. 청취자에게 완벽한 사운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책임감이 걸려 있어요.

소리는 결국 취향의 문제인데요. 절대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불가능한 시대에 R&D에 막대한 예산을 계속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스피커를 선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그렇다고 음향에 대한 연구를 그만 둘 순 없어요. 창작자와 청취자를 서로 연결하는 일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이상, 창작자의 소리를 청취자에게 가장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계속 찾아내야만 해요. 근래 개발한 MAT가 그런 면에서 혁신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죠. 메타 물질이라는 신개념 물질을 통해 스피커 뒤편에서 생성되는 탁한 사운드를 흡수하는 방식이에요. 언뜻 교묘한 마케팅 문구처럼 들릴 수도 있을 텐데, 실제 써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으니 꼭 청음 해보길 권하고 싶어요.

제가 KEF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계기는 로스 러브그로브(Ross Lovegrove) 때문이었어요. 2007년 발표한 초고가 스피커인 뮤온(MUON)은 15년 전 디자인이지만 지금도 환상적인 기품을 갖고 있더군요. KEF는 스피커를 만들 때 디자인을 얼마나 중시하나요?

아까 말했듯, 저희는 시대를 초월하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추구해요. 그렇다고 한 가지 디자인 언어만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로스 러브그로브의 뮤온도 대단하지만, 마이클 영(Michael Young), 테렌스 콘란 경(Sir Terence Conran), 에릭 찬(Eric Chan),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하면서 KEF 디자인 언어를 갈고 닦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디자인은 단순히 겉모습만 예쁘게 만드는 행위가 아니에요. 최고의 음향 기술과 엮인 복합적인 노력의 산물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저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서브 우퍼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력이 좋을수록 부피가 커져요. 저희는 ‘유니코어(Uni-Core)’라는 기술로 서브 우퍼의 크기를 축구공만 하게 줄였어요. 같은 성능이지만 훨씬 더 작게 만들 수 있으니 심미적인 부분도 고려해서 더욱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었죠. 좋은 디자인과 훌륭한 기술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어요.

잠시 개인적인 이야기로 넘어 가 볼까요.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일리노이 공과 대학교에서 인간 중심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으로 석사 학위를 땄어요. 홍콩 과기대에서 MBA도 취득했고요. 이런 다학제적 교육은 CEO로서 회사를 이끌 때 어떤 도움이 되나요?

어릴 적부터 과학에 매료된 상태에서 사물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싶어서 공학을 전공했어요. 그리고 사람들을 위한 솔루션을 만들고 싶어서 디자인을 공부했고요. 커리어를 쌓으면서 더 성공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다학제적 교육은 문제 해결에 대한 넓은 시각을 키워줬어요. 요즘 비즈니스는 굉장히 복잡해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능력, 인간 중심적인 시스템을 파악하고 설계하는 능력, 시장과 경쟁의 역학에 대한 대처법까지 다양한 지식을 요구합니다. 그런 면에서 여러 분야에 대한 배움은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여러 팀과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기초가 돼요.

당신은 홍콩의 유명 기업가인 빅터 로(Victor Lo)를 아버지로 두고 있어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제조 기업 중 하나인 GP 배터리를 소유한 골드 피크 테크놀로지 그룹의 창업주죠. KEF도 그룹 산하이니 오너 가문의 혈족이 CEO를 맡은 셈인데요. 압박감을 느끼진 않나요?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누구나 압박감을 가질 거예요. 저는 KEF의 경영자로서 제 일을 진지하게 생각해요. 그게 압박감의 원인이지, 제 아버지가 그룹 회장인 것과는 상관없답니다. 도리어 훌륭한 기업가인 아버지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특히 직업윤리 부분에서요. 명예롭고 헌신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방식과 밀어닥치는 도전에 대해 침착하게 직면하면서도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큰 영감이 됩니다.

KEF는 현재 ‘사운드 오브 라이프(Sound of Life, 이하 SOL)’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요. 음악과 문화 전반에 걸쳐 여러 콘텐츠를 웹진 형태로 게시하는데, KEF에서 운영하는 티를 거의 내지 않더군요. 독립 문화 웹진으로 보일 정도예요. 딱 봐도 적자일 것 같은 SOL을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KEF는 소리의 마법을 공유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실상 오디오 애호가가 아닌 이상에야 일반인은 미묘한 소리를 구별하기 쉽지 않고, 관심도 없죠. 대다수 사람 마음속에 스피커가 자리 잡을 틈이 막막해요. 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사업을 계속 성장시켜야 하고, 새로운 청취자를 끌어들여야 합니다. SOL은 KEF를 잘 모르는 오디오 입문자나 대중에게 흥미롭고 의미 있는 큐레이팅 콘텐츠를 제공하며 KEF의 세계로 초대하는 사전 인식 플랫폼 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음악과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잠재 고객에게 다가서는 저희만의 방식인 셈이죠.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의 힘은 매우 강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고리즘이 바뀌기 마련이에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끈끈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관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어요. 소셜미디어보다 훨씬 더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거죠. SOL을 매개로 다양한 일을 기획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소음이 소리가 되는 과정을 구현한 NFT 아트도 발행했어요. 여기에서 주목할 점이 무엇일까요?

KEF의 진정성입니다. 소리에 대한 진실하고 진정한 마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저희는 장기적으로 메타버스의 힘을 믿거든요. 메타버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세심히 기울일 예정입니다.

KEF의 매출 대부분은 미국, 유럽, 중국에서 발생하는데요.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한국은 세련된 시장이에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고 디지털 지식도 풍부하죠. 게다가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했고요. 고품질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도 강합니다. 한국에서 KEF의 존재감이 상승한다면, 비즈니스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청담동에 있는 셰에라자드에 KEF의 오프라인 청음실이 마련되어 있어요. 한국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매우 독특한 편이에요. 저희는 직진출보다 소리샵처럼 계속 협업하던 파트너와 일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파트너가 마치 KEF의 전도사처럼 최선을 다해 한국 고객을 대하기에 단독 매장 여부에 대한 문제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봐요. 저희의 열성적인 매니징이 더해지면 한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차이는 미미할 거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반추해보면, 당신은 현재 만족스러운가요? ‘그레이스 로’라는 사람이 추구하는 미래가 궁금해지네요.

하하. 만족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저 자신에 대해서 점점 더 편안해지고 있어요. 앞으로 개인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싶고요. 또한 유저를 돕고 세상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솔루션을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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