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고즈넉한 한옥에 자리한 ‘호랑’은 커트러리를 중심으로, 일상 속 오브제에 감각과 시간을 담아온 브랜드입니다. ‘일상을 위한 조각’이라는 철학 아래, 전통과 현대, 장인의 손길과 섬세한 디자인이 어우러진 '호랑'의 공간은 이제 시각을 넘어 소리로까지 감각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 흐름 속에 더해진 KEF LSX II 는, 단순한 오디오를 넘어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하나의 오브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배용희 대표와 함께, '호랑'이 생각하는 오브제와 공간,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소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 '호랑'이라는 브랜드와 본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호랑은 ‘일상을 위한 조각을 만듭니다’라는 모토 아래,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오브제를 만들고자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금속 표면 처리 분야 명장이신 아버지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 장인들과 함께 커트러리와 칼 등을 제작하고 있으며, 저는 제품 디자인부터 브랜딩, 공간 기획까지 브랜드의 전반을 직접 총괄하고 있습니다.
2. ‘호랑’의 공간을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키워드나 무드는 무엇이었나요?
호랑 서촌은 1965년에 지어진 한옥을 기반으로,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공간입니다. 호랑이 추구하는 ‘일상을 위한 조각’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오브제를 의미하며, 이 철학은 공간에도 이어집니다. 한옥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한국과 일본 공예가들의 협업을 통해 조선시대 기물과 현대 공예를 조화롭게 녹여냈습니다. 호랑 서촌은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향합니다.
3. KEF 스피커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오디오를 평소에 즐겨 듣는 저에게 KEF는 인상적인 사운드를 전해주는 특별한 브랜드였습니다. 사운드 스피커에서 LSX II를 처음 접했을 때, 그 깊고 정교한 소리에 매료되었고, KEF 특유의 미니멀하고 정제된 디자인은 호랑 서촌의 공간 미감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것이라 느꼈습니다.
4. ‘호랑’의 공간에서 음악이나 사운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호랑 서촌에서의 음악은 공간에 정제된 고요함과 집중을 불어넣으며, 제품을 대하는 호랑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매개가 됩니다. 단순한 배경음이 아닌, 브랜드 철학과 감도를 담아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주로 미니멀하고 서정적인 음악을 중심으로 큐레이션하며, 공간 안에 은은한 긴장감과 예술적인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통해 호랑 서촌은 오브제를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머무는 순간 자체가 감각적인 경험이 되도록 유도합니다.
5. 마지막으로, ‘소리’가 공간과 브랜드 경험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소리가 공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고 믿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작은 소리들, 예를 들어 바람이 스치는 소리나 바닥을 스치는 발걸음 소리조차도 공간의 분위기와 인상을 바꾸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청각은 시각과 맞물려 공간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감각이며, 브랜딩의 핵심 역할을 합니다. 어떤 소리를 담느냐에 따라 공간은 유치해 보일 수도, 강렬하거나 예술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청각적 요소가 시각적 경험과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된 그림처럼 공간 전체의 인상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합니다.
시각과 청각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 ‘호랑 서촌’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브랜드 철학을 오롯이 담아낸 하나의 오브제입니다. KEF LSX II 의 정제된 사운드는 ‘호랑’이 추구하는 조용한 깊이와도 닮아 있으며, 이 만남은 결국 소리마저 오브제로 받아들이는 브랜드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공간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안에 깃든 ‘소리’야말로 우리가 공간을 기억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조각일지 모릅니다.
